뭐하고 있을까나.. 정리

- 부득이 하게 경어체는 생략합니다. -


기껏해야 몇년 전이긴 하지만...


MT 였다고 기억한다.


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음식을 잘 만든다고 생각하는 문신한 형님(...)들이 운영하는 콘도이긴 한데, 정말 밥맛은 제일 맛있었지만, 첫 날 저녁이었을거다. 담당 교수님과 몇몇 학생이 모여 술을 기울이고 있었던 장소에 A선배가 왔다. 전역한지 1년 즈음 되었다고 들었던 분인데, 여튼 그 때 자리에 합석하게 되어서 나를 포함해서 4~5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 거다.

그 때, 그 A선배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...

이 분이 술에 취한 건지. 논쟁 비슷하게 도발적인 논제를 던져놓고 자신은 빠져나가기 바쁜 거다. '논리야 놀자'에서 나왔을 법한 말돌리기를 하는데, 무슨 말을 해도 '~ 반대로 생각한다면' 이라든가 술김이라 기억은 자세히 안나지만 이런 식이었을 거다.

지금도 글을 쓰면서 분한 느낌이 나는 것은 그런 뻔한 말 돌리기에 진지하게 응대하고 있었던 탓이겠지.

여튼 당시에는 말이 영 안통하겠다싶어서 관두었다. 아마 논증과정 자체에는 흥미가 없이 그저 말돌리기에 상대가 허둥지둥하는 것을 보는 것이 목적이었던 듯 싶다.

그리고 다음 날 MT를 마치고 돌아가기 위해 짐을 싸기 시작하는데, A선배가 마침 난리를 피우고 있었던 것이다. 무슨 일인가 말을 들어보니 자고 있는데 누가 건드렸다던가, 시끄럽다고 했는데, 후배들이 한 귀로 흘려듣고 계속 이야기 꽃을 피우던 듯 싶다. 여튼 짜증한번으로 끝을 낼 일을 가지고, 이 사람은 군대에서나 들을 법한 'XX학번 아래로 집합!' 이런 소리를 지르며 난리를 피우는 것이다. 옆의 교수님도 아랑곳 없이 안하무인으로 말이다. 나중에 교수님과 함께 돌아가며 '요즘 학번들이란..' 뭐 이런 내용이었는데, 지난 밤의 논객(?)과 같은 이미지에 비해서는 너무나도  다르게 보는 일면이긴 했다. 당시에 짜증이 나서 그대로 버스로 가버린 나도 문제가 있었지만 말이다.

지금 생각해보면, A선배가 개념이 있다 없다 말을 하기 전에 나 역시 그저 알고 싶어서 공부를 한 것이 아니라 남들에 비해 단지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, 공부를 한 척 하고 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. 실력이 아니라 남들에게 비칠 이미지 구성을 위해 땜질식으로 이곳 저곳 이어 붙인 누더기 인형같이 말이다. 그리고 공부는 공을 쌓아올리는 것이라고 하느데, 그 쯤 되면 쌓아올리기보다는 쌓고 있다는 꿈을 꾸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.

아마 A선배도 어딘가에서 잘 살거나 하고 있을 것이다. 여전히 후배나 아래로 보이는 사람들을 골탕먹일지 대오각성하여 대인배가 되셨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.

처음에는 '추억 기록하기'로 시작된 글이 '지금은 나는 지금 뭐하고 있는가' 로 바뀌었다.

내년에 30대가 되지만 궁상은 더욱 커져가는 것 같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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